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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용한생활이야기

예산 짜기: 50/30/20 룰을 내 상황에 맞게 바꾸는 법

by 유용한생활일기 2026. 1. 27.

예산을 처음 짤 때 가장 많이 듣는 공식이 50/30/20 룰입니다. 수입의 50%는 필수지출, 30%는 원하는 지출, 20%는 저축·투자에 배분하는 방식이죠.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워서 출발점으로는 좋습니다.

하지만 현실에서는 월세가 비싸거나, 대출이 있거나, 가족을 부양하거나, 소득이 들쑥날쑥하면 50/30/20이 그대로 맞지 않습니다.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50/30/20을 “정답”이 아니라 내 상황에 맞는 예산 설계 도구로 바꾸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.

 

 

50/30/20 룰, 정확히 무엇을 뜻할까?

50%: 필수지출(Needs)

살기 위해 필요한 지출입니다.

  • 주거비(월세/관리비), 공과금
  • 통신비, 교통비
  • 식비(기본 생활 수준), 보험료
  • 대출 이자 등 필수 상환

30%: 원하는 지출(Wants)

없어도 살 수 있지만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지출입니다.

  • 외식/카페/취미/여행
  • 쇼핑, 문화생활
  • 업그레이드 성격의 소비(더 비싼 요금제, 구독 추가 등)

20%: 저축·투자·부채상환(Savings/Debt)

미래를 위한 지출입니다.

  • 비상금, 적금, 장기저축
  • 투자(소액 포함)
  • 원금 상환(빚 줄이기)

핵심은 “항목의 이름”이 아니라, 내 지출을 3덩어리로 단순화해 예산을 설계하는 데 있습니다.

왜 많은 사람에게 50/30/20이 안 맞을까?

1) 주거비가 50% 안으로 안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

월세·관리비 비중이 큰 지역에서는 필수지출이 50%를 쉽게 넘어갑니다. 이때 50/30/20을 억지로 맞추면, 결국 ‘원하는 지출’을 과도하게 줄이거나 저축을 포기하게 됩니다.

2) 대출·부채가 있으면 20%로는 부족할 수 있다

빚을 줄이는 시기에는 저축보다 상환이 우선인 경우가 많습니다. 20% 고정은 오히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합니다.

3) 소득이 일정하지 않으면 비율 예산이 흔들린다

프리랜서, 자영업, 인센티브 비중이 큰 직군은 월마다 수입이 달라서 비율만으로 관리하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.

내 상황에 맞게 바꾸는 3단계

1단계: 내 “필수지출 비율”부터 계산한다

예산 설계의 출발점은 ‘저축 목표’가 아니라 필수지출이 수입의 몇 %인지를 아는 것입니다. 아래처럼 대략만 계산해도 됩니다.

  • 주거비(월세/관리비)
  • 공과금/통신비
  • 교통비
  • 식비(기본)
  • 보험료
  • 대출 이자/필수 상환

필수지출 합계 ÷ 월 실수령액 × 100 = 내 필수지출 비율

예를 들어 실수령 250만 원, 필수지출 150만 원이면 필수 비율은 60%입니다. 이 사람에게 50%는 애초에 불가능한 구조예요.

2단계: “저축/상환”은 최소 안전선부터 정한다

저축을 크게 잡아놓고 못 지키면 자책만 쌓입니다. 초보는 아래처럼 최소 안전선을 먼저 정하는 게 좋습니다.

  • 비상금 적립: 월 10만~30만 원(또는 월급의 5~10%)
  • 부채가 있으면: 원금 상환을 ‘고정 지출’처럼 자동이체로

중요한 건 금액이 크냐가 아니라 매달 빠지게 만드는 자동화입니다.

3단계: 남은 돈을 ‘원하는 지출’로 배분하되, 상한선을 둔다

필수지출과 저축/상환 최소치를 빼고 남는 금액이 ‘원하는 지출’의 예산이 됩니다. 이때 5편에서 했던 것처럼 상한선을 걸면 통제가 쉬워져요.

현실형 변형 룰 4가지(상황별 추천)

1) 주거비가 높은 사람: 60/20/20 또는 65/15/20

필수지출이 높은 구조라면 ‘원하는 지출’을 조금 줄이되, 저축 20%는 최대한 유지하려는 접근입니다.

  • 필수 60~65%
  • 원하는 15~20%
  • 저축/상환 20%

2) 빚을 빨리 줄여야 하는 사람: 50/20/30(상환 강화형)

이때의 30%는 ‘저축/상환’ 덩어리로 봅니다. 생활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상환 비중을 높이는 방식입니다.

3) 저축이 최우선인 사람(목표 자금): 50/15/35(목표 달성형)

예: 이사·유학·창업자금 등 목표가 명확할 때. 원하는 지출을 줄여 목표 달성 속도를 올립니다.

4) 소득이 들쑥날쑥한 사람: 비율보다 “최소금액 + 상한선”

수입 변동이 크다면 이렇게 설계하는 게 안정적입니다.

  • 필수지출은 고정(최소 유지)
  • 저축/상환은 최소금액(예: 20만 원) 고정
  • 원하는 지출은 상한선(예: 주 8만 원)으로 통제

초보를 위한 예산표 템플릿(복붙용)

아래 템플릿을 그대로 붙여 넣고 숫자만 채우면 예산의 뼈대가 만들어집니다.

[월 실수령액] ____원

1) 필수지출(Needs)
주거비(월세/관리비): ____원
공과금: ____원
통신비: ____원
교통/이동: ____원
식비(기본): ____원
보험료: ____원
대출(이자/필수상환): ____원
= 필수지출 합계: ____원

2) 저축/상환(Savings/Debt)
비상금: ____원
적금/저축: ____원
투자(선택): ____원
원금 상환(선택): ____원
= 저축/상환 합계: ____원

3) 원하는 지출(Wants)
= 월 한도: (월 실수령액 - 필수지출 - 저축/상환) = ____원
카테고리 상한선(예: 식비/카페/취미): ____원 / ____원 / ____원

예산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핵심 팁 3가지

1) ‘필수지출’에 숨어있는 원하는 지출을 분리하라

예: 식비 중에서도 배달/외식은 사실 Wants에 가깝습니다. 통신비도 과한 요금제는 Wants가 섞여 있죠. 이렇게 섞여 있으면 필수가 과대평가되고 예산이 무너집니다.

2) 예산은 월 1회가 아니라 ‘주 단위로’ 조정하라

월 예산만 보고 있으면 중반에 망합니다. 주 1회만 “이번 주에 어디서 넘쳤는지” 보고 다음 주 상한선을 살짝 조정하세요.

3) 예산은 ‘나를 벌주는 도구’가 아니라 ‘선택을 쉽게 하는 도구’다

예산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하면 오래 못 갑니다. 초과한 항목이 나오면, 그 항목에만 장치를 하나 추가하면 됩니다. 예: 배달 허용일 지정, 카페 주 3회 제한 등.

50/30/20은 시작점, 내 룰은 내가 만든다

50/30/20 룰은 방향을 잡아주는 좋은 지도이지만, 내 생활을 그대로 담는 ‘현실 지도’는 아닐 수 있습니다. 중요한 건 비율을 외우는 게 아니라, 필수지출을 파악하고 저축/상환의 최소 안전선을 만들고 원하는 지출에 상한선을 걸어 흔들림을 줄이는 것입니다.